6월에 챙겨 먹으면 좋은 제철 수산물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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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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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산물을 먹고 100세까지 살자는 의미로 '어식백세'란 말이 있다. 국산과 자연산이 귀해지는 요즘, 수입산 수산물이 우리 식탁과 외식 시장을 점령하면서 제철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여기서 '제철'은 물고기가 산란을 위해 지방을 가두어두는 시기, 또는 영양소를 비축해 두는 생물학적 의미이다. 여기에는 산란을 마친 물고기가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여 새살이 돋아나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니 언제 잡혔는지 알기 어려운 수입산 냉동 수산물은 제철 개념이 희박할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제철 음식이란 장기간 냉동하지 않은 신토불이라야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6월에 먹으면 좋은 제철 수산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전복

전복은 양식, 자연산 할 것 없이 소비량이 많아질 시기다. 특히, 초복이 있는 7월을 전후하여 보양 식재료로 찾기 때문에 이 시기(6~7월) 양식장에서는 전복 출하량을 늘린다. 출하량이 많아지면 가격은 떨어지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전복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이미 산지에서 크기별로 분류해 유통되는데, 전복 크기는 1kg에 몇 마리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특대인 5~7미부터, 중간 크기인 10~15미, 작은 크기인 20미 전후, 그리고 알전복이라 불리는 30~40미로 나뉜다. 작은 전복은 조림과 탕, 라면에 사용되고, 중간 크기는 죽과 구이, 찜으로 즐기며. 큰 것은 찜과 횟감으로 이용되는 편이다.

전복 고를 때는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이 좋고, 수조에서는 바닥에 있는 것보다 유리벽에 붙은 것이 좋다. 또한, 더듬이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좋으며, 뒤집었을 때 살이 둥글게 퍼진 것보다 오므린 것이 싱싱한 전복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횟감용이 아니라면 굳이 비싼 돈 주고 산 전복을 사지 않아도 된다. 이른 아침 수산시장을 찾으면 갓 죽은 싱싱한 전복을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이런 것을 사는 것도 요령이다.


2. 붕장어

우리에게 '아나고'란 이름으로 알려진 붕장어는 바닷장어의 대표격이다. 붕장어는 사철 잡히지만, 기온이 오르는 봄부터 여름 사이 많이 잡히고 또 이때가 제철이다. 다가오는 7월(초복)에는 올여름도 더위 타지 말라고 여름 보양식을 찾을 텐데, 일반적으로 삼계탕을 찾지만 생선을 좋아한다면, 민물장어나 민어를 선호할 것이다. 다만, 이 둘은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지갑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때 민물장어를 대신하는 것이 바닷장어 즉, 붕장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포장마차 단골 메뉴로 인기가 많았던 붕장어. 지금은 눈꽃처럼 잘게 썬 뼈째썰기(세꼬시)와 튀김으로 인기가 높다. 양식 활어의 대중화로 인기가 조금 시들해졌으나 마트에서는 여전히 붕장어 회가 제법 팔린다. 참고로 붕장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 자연산이며, 이맘때 잡힌 붕장어가 맛이 좋다.

최근에는 낚시 열풍에 붕장어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직접 잡은 붕장어를 회 뜰 때는 조심할 부분이 있다. 다른 자연산 생선도 그렇지만 붕장어의 내장에도 고래회충이 기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회로 먹겠다면 살아있을 때 피와 내장을 제거하기를 권한다. 특히, 붕장어 피는 '이크티오톡신'이라는 단백질성 독성이 있으므로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핏기를 제거하고, 마른행주나 키친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 다음 회로 썰어먹어야 한다. 

어디까지나 단백질성 독성이므로 굽거나 끓이면 사라진다는 점도 참고하자. 회로 먹기 곤란하다면, 토막 내서 숯불에 구워 먹는 방법도 있다. 된장과 깻잎, 들깨가루를 풀어 끓인 장어탕은 여수와 삼천포가 자랑하는 지역 별미다.


3. 농어

옛 선조들과 고대 중국인들이 즐겨먹었다는 농어. 그만큼 농어는 동아시아 해역에 고루 분포했다는 증거다. '본초경소(本草經疏)'에는 '농어가 맛이 달고 연하며 기(氣)가 평하여 비위에 좋다.'라고 하였다. 소화 흡수를 돕기도 해 소화력이 떨어지는 어린 자녀나 노인들에게 좋은 생선인 셈이다.

농어 맛은 5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진다. 6월 농어는 보약이란 말이 있을 정도. 한창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며 몸집을 불릴 시기라 어지간하면 맛이 보장되는 여름철 대표 생선회이다. 비록, 자연산 농어보다는 맛에서 덜하지만 양식 농어도 여름 생선회로는 무난한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양식이든 자연산이든 2kg 이상 나가는 농어라야 한다는 점이다. 농어는 클수록 맛이 좋아지므로 될 수 있으면 몸길이 50cm 이상인 농어를 권한다. 자연산 농어는 자연산 전문 횟집이나 고급 일식집에서 맛볼 수 있다. 지금은 서해 일대 포구 횟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보지만, 중국산 양식 농어도 함께 취급하기 때문에 자연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쯤에서 자연산과 양식 농어의 차이도 알아보도록 하자. 양식 농어는 등이 검고 전반적인 채색이 짙은 편이지만, 자연산은 등에 옅은 금빛이 나면서 채색이 밝다. 무엇보다도 양식은 4kg 이상 키워내기가 어렵지만, 자연산은 4kg가 넘는 것도 많다. 몸길이 60~70m를 넘어간다면 자연산이라고 보아도 무리는 없겠다.


4. 전갱이

전갱이는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이다. 경남에서는 메가리, 큰 것을 아지라 부르는데 사실 아지는 '마아지(マアジ)'라는 일본말에서 이어진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각재기라 부른다. 전갱이와 고등어에 대한 인식은 한일 양국에서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국의 국민 생선이라면 고등어가 선꼽힌다. 일본에서 국민 생선은 전갱이다. 이 대목에서 한일 양국의 취향이 분명히 나뉜다고 볼 수 있다.

고등어가 붉은 살의 고소함이 특징이라면, 전갱이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살은 전갱이가 고등어보다 단단한 편이라 숙성에 용이하며, 숙성이 잘 먹히니 초밥용으로도 잘 어울린다. 소금이 가미되면 특유의 감칠맛이 올라 맛은 더욱 깊어지며 6월부터 11월까지 제철이라 할 수 있다.

전갱이 하면 고등어와 비슷하면서도 맛에서는 덜 고소한 생선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제철의 전갱이는 고등어 못지않은 기름기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전갱이 회 맛을 아는 이들이 여름이면 챙겨 먹는데, 문제는 횟감용 전갱이를 어떻게 구해서 먹느냐다. 전갱이는 분명 서울, 수도권의 대형 마트나 수산시장에서 볼 수 있지만 대부분 구이용이다. 횟감을 찾겠다면, 전갱이 회를 다루는 일식집, 스시, 또는 선술집을 찾아가는 것이 빠르다.

산지에서 먹는 방법도 있다. 전갱이 회가 유명한 지역은 포항과 부산을 꼽는다. 요새 인터넷과 SNS가 발달했기에 조금만 검색하면 전갱이 회를 취급하는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등어가 인기인 서울 수도권과 달리 경남에서는 전갱이가 강세다. 이는 지리적인 영향 탓이라 할 수 있으며, 모름지기 전갱이는 몸길이 30cm가 넘어가는 크기라야 제맛이 나다.

간혹 40cm가 넘어가는 속칭 '슈퍼 전갱이'가 낚시 바늘에 물고 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크기는 감성돔과도 바꾸지 않을 만큼 귀하고 맛이 뛰어나다. 싱싱한 전갱이는 회와 초밥으로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생강과 파와 궁합이 좋다. 초밥에는 잘게 다진 생강과 쪽파를 곁들이며, 선어는 소금구이를, 작은 전갱이는 전분가루 묻힌 튀김이 어울린다.


5. 병어

6월에 맛이 좋은 생선회로 병어가 빠지면 서운하다. 잡히면 금방 죽는 탓에 활어 유통이 쉽지 않고, 양식은 더더욱 없어서 오로지 선어 횟감에만 의존하는 편이다. 주산지인 전남 신안에서는 이맘때 물오른 병어를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미식가들이 몰리는데 이는 여름 산란을 앞둔 병어가 맛이 좋기 때문이다.

병어 중에서도 으뜸은 '덕자 병어'다. 덕자 병어란 종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병어가 커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학술적 명칭은 '병어'이며 이 병어를 어민들은 '덕자'라 부른다. 병어와 혼동되는 것이 '덕대'이다. 덕대는 병어와 모양이 흡사하나 유전적으로 종이 다르기 때문에 어부와 상인들은 병어(덕자)와 구분하기 위해 '참병어'라 취급하기도 한다.

또한, 병어든 덕대든 몸길이 30cm가 넘어가면 덕자라 불리는 경향도 있다. 전남에서는 커다란 병어를 '돗병어'라 부른다. 이렇듯 병어를 둘러싼 명칭이 다양해 헷갈리지만, 우리는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학술적 명칭으로는 병어와 덕대 2종만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를 어민과 상인들은 각각 덕자와 참병어로 구분 지으며 참병어를 으뜸으로 치는 경향이 있다.

작은 횟감은 덕대(참병어)가 껍질이 얇아서 통째로 썰어먹기 좋다. 병어(덕자)는 큰 것이 좋은데 대신 껍질이 두꺼우니 껍질을 벗기고 포를 떠서 부위별로 즐기는 것이 좋다. 전반적으로 회가 기름지므로 초고추장보다는 양념 된장이 잘 어울린다. 회로 먹을 선도가 아니라면, 조림과 구이가 맛이 있다.


6. 벵에돔

최근 도시 어부를 비롯한 낚시 방송을 통해 벵에돔의 회 맛이 대중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벵에돔은 봄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계절에 맛이 무난한 생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수산물로 추천하는 이유는 이맘때 벵에돔이 산란을 마쳐 먹이활동을 왕성히 하고 그만큼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벵에돔은 농어목 도밋과에 속한 참돔, 감성돔과는 다른 진화의 길을 걸어왔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농어목 황줄깜정이과에 속한다. 주로 해조류를 뜯어먹는 습성이 있어서 어린 벵에돔에는 옅은 해조류 향이 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회로 즐기며, 소금구이와 조림, 김치찜이 별미다.

주산지는 제주도인데 최근에는 통영과 거제에서도 맛볼 수 있다. 대부분 인근 앞바다에서 잡힌 자연산이며, 제주도에서는 일본산 양식 벵에돔이 유통되기도 한다. 회로 즐길 때는 꼭 '껍질 구이'를 해달라고 주문해 보기 바란다. 벵에돔은 토치를 이용해 껍질만 살짝 구워 썰면, 특유의 고소함과 불 맛이 올라와 더욱 맛있다. 여기에 구운 김과 보리밥, 쌈장, 생양파와 마늘 등을 곁들이면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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