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모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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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민트
냉장고 한편, 물러터지기 직전의 파프리카, 당근을 꺼내 깨끗하게 씻어 놓는다. 다지기를 꺼낼까, 칼로 다질까.
별것도 아닌데 진지하게 도마를 꺼내고 다지기도 꺼내든다.
결국은 칼. 당근, 빨강, 주황 파프리카를 다지고 난 뒤 모닝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하나씩 꺼내든다.
강력분 500g, 설탕, 버터, 소금,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물, 달걀. 다진 야채들 총 140g을 넣었다. (표기하지 않은 재료도 있다)
기본 모닝빵 레시피를 알고 있다면 거기에 야채만 다져서 넣으면 되는 야채 모닝빵.
다진다고 다져 넣은 야채들을 한데 모아 그릇에 담았다. 예쁘게 나눠나눠 색 배열을 하고 싶지만 한데 반죽통에 들어갈 거니까.
반죽을 넣고 열심히 돌리기 시작한다.
내가 일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반죽기가 돌아가면서 약간씩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 시작해 중심을 좀 잡아줄 필요가 있다.
키친에이드 반죽기인데 요 근래 산 주방가전 중에서는 최고, 5월 말 이사 갈 집에 밥솥이 아니라 나는 반죽기부터 들고 갈 거야.
찰지게 반죽들 뭉쳐서 매끈하게 만들어 줘 손으로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낫다. 우둘툴함 없이 매끈한 사람이 되어야지. 모난 곳 없이.
가루류가 먼저 섞이고 난 뒤 야채를 넣어 반죽을 해 주면 된다. 글루텐을 잘 잡아 줘야 한다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는 편. 그래도 최대한 탄력이 있는 상태의 반죽이 되면 꺼내든다. 내 간절한 마음이 닿았나 오늘은 좀 낫네.
동글리기 해 표면을 다시 야채 모닝빵 반죽을 매끄럽게 정리한 뒤 유리 볼에 담아 실온에서 발효를 시작한다.
1차 발효인데 처음 부피의 약 3-3.5배 정도 부풀어야 한다는데 사실 나는 발효에서 늘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과발효가 되면 어쩌나 고민하다 두 배 정도 되었을 때 꾸욱, 눌러본다.
야채 모닝빵 반죽 주변부가 푹, 꺼짐 없이 괜찮은 것 같아 바로 50g씩 나누는 작업을 시작해본다.
뽁뽁, 생긴 기포들.
눌러주면서 꼼꼼하게 동글리기를 해 나간다.
나름의 노력을 여기서 또 했다.
최대한 동글동글, 이음매를 꼬집어 잘 여며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간다.
발효는 조금 엉망이었을지 몰라. 종종 빵을 만들면서 이제껏 살아온 나를 이 날 것 그대로의 빵 반죽 같노라, 할 때가 있다.
반죽도 크게 원하는 대로, 표기한 대로 다들 이야기하는 대로 정확하게 부풀어지지 않고, 모양을 애써 바르게 잡으려고 해도 오븐 샤워가 끝난 후
고르 모양이 아닌 걸 보고 있자니. 꽤 많이 살았는데 왜 여전히 과정은 서툰 일이 많을까. 결과는 왜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를 않을까.
오늘만큼은 맛있는 모닝빵이 되기를 해주세요.
팬에 하나씩 옮겨 담고 2차 발효를 시작한다. 역시나 처음 부피의 3개로 부풀면 성공.
나름, 좀 많이 커졌다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2차 발효를 끝낸 야채 모닝빵.
브레빌 오븐에서 빵 굽기도 잘 되는 것 같아 만족한다. 물론 한 번에 여러 개를 구울 수 없어서 나눠 구워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야채 모닝빵은 190도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워준다.
10분의 기다림이란. 빵빵하게 겉반죽이 채워지는 걸 보고 있으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구나.
이렇게 오늘 행복함 1을 채웠다. 남편이 퇴근하면서 또 그러겠지. 현관 앞,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빵 냄새가 진동한다고.
나온 후 바로 버터를 발라 반짝하게 만들었다.
바구니에 쌓아 올려 하나씩 먹을 수 있게. 파프리카 향도 조금 나고 씹히는 맛도 있고. 담백하니 그냥 하나 먹어도 좋은 모닝빵.
딸기잼, 모닝빵에 빼놓을 수 없는 딸기잼.
모닝빵을 반으로 잘라 딸기잼을 듬뿍 올려 먹자.
나는 그냥 이렇게 먹는 게 제일 좋더라고.
엄마는 담백하니 그냥 먹는 게 맛있었다는데 나는 그냥 식빵엔 딸기잼이 최고인 것 같다.
착, 덮어서 이제 앙! 한 입 베어 물어본다. 딸기잼이 과했나 봐 쭉- 삐져나와서는 접시가 아닌 테이블 위에 툭, 떨어졌다.
에이, 신경질적으로 휴지를 한 장 뽑아 들고 슥슥 닦고선 언제 그랬냐듯이 바로 또 남은 모닝빵을 입에 넣고는 시원하게 우유 한 잔으로 마무리해본다.
처음 만들어 본 야채모닝빵. 내가 좀 더 부지런하다면 아침에 남편 하나 먹고 가라고 챙겨줄 것 같지만 음, 힘들어.
나와 패턴이 안 맞는 남편의 출근시간 챙겨주기란 어렵지. 일요일 아침 브런치로 하나 데워서 줬더니 역시나 잘 먹어주는 남편 덕분에.
지치지 않고 또 빵을 만들려고 다용도실 문을 벌컥 열어본다. 강력분 2kg 꾸러미, 이제 다 써가네? 한 손에 휙, 가볍게 잡힌다.
주말에 또 바지런하게 빵 만들어 놓아야지.
오늘의 야채 모닝빵은 성공.
별것도 아닌데 진지하게 도마를 꺼내고 다지기도 꺼내든다.
결국은 칼. 당근, 빨강, 주황 파프리카를 다지고 난 뒤 모닝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하나씩 꺼내든다.
강력분 500g, 설탕, 버터, 소금,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물, 달걀. 다진 야채들 총 140g을 넣었다. (표기하지 않은 재료도 있다)
기본 모닝빵 레시피를 알고 있다면 거기에 야채만 다져서 넣으면 되는 야채 모닝빵.
다진다고 다져 넣은 야채들을 한데 모아 그릇에 담았다. 예쁘게 나눠나눠 색 배열을 하고 싶지만 한데 반죽통에 들어갈 거니까.
반죽을 넣고 열심히 돌리기 시작한다.
내가 일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반죽기가 돌아가면서 약간씩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 시작해 중심을 좀 잡아줄 필요가 있다.
키친에이드 반죽기인데 요 근래 산 주방가전 중에서는 최고, 5월 말 이사 갈 집에 밥솥이 아니라 나는 반죽기부터 들고 갈 거야.
찰지게 반죽들 뭉쳐서 매끈하게 만들어 줘 손으로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낫다. 우둘툴함 없이 매끈한 사람이 되어야지. 모난 곳 없이.
가루류가 먼저 섞이고 난 뒤 야채를 넣어 반죽을 해 주면 된다. 글루텐을 잘 잡아 줘야 한다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는 편. 그래도 최대한 탄력이 있는 상태의 반죽이 되면 꺼내든다. 내 간절한 마음이 닿았나 오늘은 좀 낫네.
동글리기 해 표면을 다시 야채 모닝빵 반죽을 매끄럽게 정리한 뒤 유리 볼에 담아 실온에서 발효를 시작한다.
1차 발효인데 처음 부피의 약 3-3.5배 정도 부풀어야 한다는데 사실 나는 발효에서 늘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과발효가 되면 어쩌나 고민하다 두 배 정도 되었을 때 꾸욱, 눌러본다.
야채 모닝빵 반죽 주변부가 푹, 꺼짐 없이 괜찮은 것 같아 바로 50g씩 나누는 작업을 시작해본다.
뽁뽁, 생긴 기포들.
눌러주면서 꼼꼼하게 동글리기를 해 나간다.
나름의 노력을 여기서 또 했다.
최대한 동글동글, 이음매를 꼬집어 잘 여며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간다.
발효는 조금 엉망이었을지 몰라. 종종 빵을 만들면서 이제껏 살아온 나를 이 날 것 그대로의 빵 반죽 같노라, 할 때가 있다.
반죽도 크게 원하는 대로, 표기한 대로 다들 이야기하는 대로 정확하게 부풀어지지 않고, 모양을 애써 바르게 잡으려고 해도 오븐 샤워가 끝난 후
고르 모양이 아닌 걸 보고 있자니. 꽤 많이 살았는데 왜 여전히 과정은 서툰 일이 많을까. 결과는 왜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를 않을까.
오늘만큼은 맛있는 모닝빵이 되기를 해주세요.
팬에 하나씩 옮겨 담고 2차 발효를 시작한다. 역시나 처음 부피의 3개로 부풀면 성공.
나름, 좀 많이 커졌다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2차 발효를 끝낸 야채 모닝빵.
브레빌 오븐에서 빵 굽기도 잘 되는 것 같아 만족한다. 물론 한 번에 여러 개를 구울 수 없어서 나눠 구워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야채 모닝빵은 190도 예열한 오븐에서 10분 정도 구워준다.
10분의 기다림이란. 빵빵하게 겉반죽이 채워지는 걸 보고 있으니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구나.
이렇게 오늘 행복함 1을 채웠다. 남편이 퇴근하면서 또 그러겠지. 현관 앞,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빵 냄새가 진동한다고.
나온 후 바로 버터를 발라 반짝하게 만들었다.
바구니에 쌓아 올려 하나씩 먹을 수 있게. 파프리카 향도 조금 나고 씹히는 맛도 있고. 담백하니 그냥 하나 먹어도 좋은 모닝빵.
딸기잼, 모닝빵에 빼놓을 수 없는 딸기잼.
모닝빵을 반으로 잘라 딸기잼을 듬뿍 올려 먹자.
나는 그냥 이렇게 먹는 게 제일 좋더라고.
엄마는 담백하니 그냥 먹는 게 맛있었다는데 나는 그냥 식빵엔 딸기잼이 최고인 것 같다.
착, 덮어서 이제 앙! 한 입 베어 물어본다. 딸기잼이 과했나 봐 쭉- 삐져나와서는 접시가 아닌 테이블 위에 툭, 떨어졌다.
에이, 신경질적으로 휴지를 한 장 뽑아 들고 슥슥 닦고선 언제 그랬냐듯이 바로 또 남은 모닝빵을 입에 넣고는 시원하게 우유 한 잔으로 마무리해본다.
처음 만들어 본 야채모닝빵. 내가 좀 더 부지런하다면 아침에 남편 하나 먹고 가라고 챙겨줄 것 같지만 음, 힘들어.
나와 패턴이 안 맞는 남편의 출근시간 챙겨주기란 어렵지. 일요일 아침 브런치로 하나 데워서 줬더니 역시나 잘 먹어주는 남편 덕분에.
지치지 않고 또 빵을 만들려고 다용도실 문을 벌컥 열어본다. 강력분 2kg 꾸러미, 이제 다 써가네? 한 손에 휙, 가볍게 잡힌다.
주말에 또 바지런하게 빵 만들어 놓아야지.
오늘의 야채 모닝빵은 성공.